기억보다 기록을

[4월 회고] Dare to be Uncertain 본문

Diary/Review

[4월 회고] Dare to be Uncertain

juyeong 2023. 4. 30. 10:32
반응형
april_set() =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날들의 집합}

4월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날들의 집합" 이 될 것 같다. 
이번 회고는 더듬더듬 이어지더라도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를 기록하려 한다.
 
1. 여러 가지를 병렬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학습과 운동에 집중된 일상이다.
매일 하루가 짧다. 하루가 짧으니 일주일도 짧고, 한 달도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일상을 큰 줄기로 나누면
1-1) 미라클 모닝
1-2) 운동
1-3) 개인공부 및 스터디
1-4) 그 외
이렇게 네 가지가 될 것 같다. 
 
1-1) 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 지 1년 반이 되어간다. 작심삼일이 2번 모이면 일주일, 그 일주일이 4번 모이면 한 달, 몇 번의 한 달이 지나면 하나의 계절이 지난다. 그렇게 일 년 반이 지나 이제는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는 일상이 불편하다고 느낄 정도가 되었다.
고작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에 어떤 장점이 있냐고 묻는다면 멋쩍지만, 그래도 확실한 건 아침의 고요한 시간이 주는 힘은 명상과 유사하다. 이 순수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밤에는 얻지 못했기에 묵묵히 이 습관을 유지하고 싶다. 
 미라클 모닝을 하면 보통 모닝페이퍼를 쓴다. 그 전날 밤에 고민이 있었다면 다음 날 아침에 두서없이 전날 밤의 감정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대게 떠오르는 해와 햇살에 물드는 산 능선을 보며 얻게 되는 깨끗한 마음을 두서없이 적어 내린다. 그 내용은 아주 활기차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지금 이 시간이 행복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해다는 말을 맘껏 적는다. 
 
1-2) 운동
 주 5회 운동하고 있는데, 근력운동과 골프를 한다. 근력운동은 PT 수업을 받는데, 여자 트레이너 선생님이라 편하게 몸 상태를 공유하고 고민 상담도 한다. 요즘 대화 주제는 "힘이 많이 늘었다"이다. 이전에 다른 곳에서 피티를 받았을 땐 근력이 약하다, 걸음걸이부터 고쳐라, 근막이완을 해야 하니 수업대신 마사지를 받자..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한 말들이었지만 몇십만 원 하는 돈을 주고 받은 피드백치고는 나의 일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함이 아쉬웠다. 지금 선생님과는 "우선 힘부터 키우자"라는 의견이 일치해서, 처음 빈봉도 못 들던 몸이 이제는 봉에 10kg 원판을 끼우고도 들어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이 변화가 뿌듯하고, 남들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어도 나에겐 아주 큰 성과이기에 괜히 혼자 여전사가 된 느낌으로 운동하곤 한다..(비밀이다.) 나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몸은 내가 지킬 수 있고, 잼 뚜껑은 아무렇지 않게 뽁하고 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잼뚜껑 못 열어서 다들 어버버 할 때 "이리 줘봐"하고 뽁하고 따는 사람, 그거 말이다.
 골프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배우고 있다. 사실 레슨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처음 두 번은 도저히 흥미가 안 생겨서 그만뒀었다. 정적이고, 공에 집중하여 깡깡치는 그 행위가 재미없었다. 근데 이번엔 처음으로 내 또래 여성프로에게 수업을 받는데, 선생님이 너무 웃기고 (둘이 수업 중에 웃참 챌린지한다...) 친절하셔서 재밌게 배우고 있다. 5월 중에 라운딩을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가서 땅만 파고 오더라도 재밌게 다녀오려 한다. 그러려면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기. 
 
1-3) 개인공부 및 스터디
 개인공부는 취준/이직 스터디를 모집하여 공유하고 있다. 3월 말에 모집한 취준 스터디가 한 달을 채웠다. 8명이 함께 하는데 한 명의 이탈자도 없고 (3일 이상 불참하면 강퇴이다.) 모두 성실하셔서 나도 기분 좋은 자극을 받으며 함께 하고 있다. 
 데일리 코딩테스트 뽀개기, 이펙티브 자바, 대규모 시스템 설계 : 이 세 가지는 나름 압박이 있다. 참여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명확하다. 이펙티브 스터디는 5/2 기준으로 1회독을 마친다. 참 좋은 책인데, 한 번에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n회독하고 싶다. 대규모 시스템 설계 책은 그동안 궁금했지만 정확히 알지 못해 모호했던 지점들을 밝혀주는 등대 같다. 정말 재밌고, 이 내용을 어디에 써먹고 싶은데 그 대상이 없어서 아쉽다. 스터디가 끝난 뒤 실무에서 이 내용이 어떻게 쓰이는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즐겁다. "내가 설계한다면?" "내가 구현한다면?" 상상하며 이펙티브 자바와 시스템 설계 스터디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가지치기로 궁금해지는 내용들이 있는데, 그것들의 개념만 들여다봐도 하루가 금방 간다. 매일매일 쌓은 이 지식들이 스택에 차곡차곡 쌓여 필요한 곳에서 뾱하고 떠올라주기를 바랄 뿐이다. 
 WIL, 독서모임: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한다. '이런 게 재밌고 저런 게 흥미로웠어요.' 타인과 인사이트를 나누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1-4) 그 외
1.4.1. 4월 한 달간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0부터 다시 만들었다. 솔직히 좀 고통스러웠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는 그저 정보의 나열일 뿐인데 왜 작성할 때 스트레스 받는걸까?) 쓰고 나니 내가 어떤 면에서 부족한지, 내가 가진 장점이 뭔지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쓰는 동안은 스트레스였는데 모두 작성하고 나니 이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았다. 
1.4.2. 공채를 넣어봤다. 비전공자이기에 기업 공채에 넣을 생각은 안해봤는데, "외 안대?" 생각하며 넣다보니.. 결과적으로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도 오랜만이였고, 서류, 코딩테스트, 인적성 등등 몇주의 텀을 두고 이어지는 긴 레이스가 힘에 부쳤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나는 공시도, 공채도 잘 맞는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한 번 도전해봤으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 공채는.. 힘들다! 
1.4.3. "저녁시간은 문명과 단절되기" 를 실천해봤다. 공채 기간에 스트레스 받다보니 자꾸 하염없이 누워 SNS을 하거나 궁금하지 않은 네거티브한 정보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길래 "나를 괴롭게 하는게 뭘까" "힘들다면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 보니 핸드폰을 멀리하고 책을 읽어보자는 결론이 나왔다.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그 안에서 내 속마음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역시 내가 가장 집중해서 들여다 볼 대상은 나 자신이다. 하지만.. 이러다보니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했다. 친한 친구와 한 약속을 면접준비 때문에 펑크내기도 하고, 카톡은 쌓여가는데 그 카톡을 하나씩 답변하기가 힘에 부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 바꿔서 생각하면 참 안좋은 행동인데, 타인에게 마음을 쏟기보다 그냥 나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느닷없는 "나 한동안 연락 못할거야" 라는 말에도 이해해준 사람들인데. 다시 연락해서 봄이 가기 전에 얼굴을 보고 손도 꼭 잡고 고맙다고 말해야겠다. 말하지 않으면 ~ 아무도 ~ 몰러~ 
1.4.4 오프라인 모임을 늘렸다. 주 2회 하던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가 주3,4회로 늘었다. 몸은 힘든데.. 그래도 그냥 해야하니까 한다. 언니처럼 좋은 사람과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언니와는 국비수업을 함께 들었는데, 국비 수업이 엉망진창이었기에 함께 욕하다가도 "그래도 너를 알게된 그거 하나는 좋아" 라는 말을 해서 감동이었다. 언니도 나도 높고 좋은 곳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함께 잘됐으면 좋겠다. 또, 오랜만에 세미나에 참여했다. 예전에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진행한 마소콘이라는 행사가 있는데, 개발자가 되고싶어서 이것 저것 정보를 찾다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처음으로 WTM(Women TechMaker Korea)에 참여했다. 여러가지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고 세션 중에 "Dare to be Uncertain" 란 문구가 있었는데 그 문구가 가슴을 세게 쳐버린거지.. 
 Uncertain한 상황은 불안하다. 그런데 왜 불안한거지? 라는 질문으로 속마음을 차분히 따라가봤다. 불안해할 이유가 없는데 실체없는 감정에 힘들어한 것은 아닌지. Uncertain == Dare to be anything 아닌가? 불확실성 속에 나를 던진 채 나의 뾰족한 부분을 outstanding 한 지점임을 받아들이며 한발짝 나아갈 용기, 주변 시선에 나를 맞추지 않을 용기가 부족했음을 알았다. 역시 내가 내 편일 때 가장 힘이 세다. 5월도 잘 살아야지. 


 

반응형